첫사랑 - 류시화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지붕에 올라갔다가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넌 불평을 했다희망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 누가 그걸 옛 수첩에다 적어 놓은 걸까그 지붕 위의별들처럼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 첫사랑 - 류시화 책책책 책속에서/시詩는 2015.01.22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 류시화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을 이 인생의 길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팔랑거릴 때 그러나 그럴 때 일수록 나는 더욱 소망한다. 그것들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 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 류시화 책책책 책속에서/시詩는 2015.01.21